나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었다. 하나는 만화가가 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남달리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는데 어른들은 날 보고 "너 그림 그려서 이담에 밥 먹고 살겠냐"며 핀잔을 주곤 했다. 결국 난 만화가가 됐다.

'조명운'이란 필명으로 20여년 동안 그린 장편 만화만도 수백편에 이른다. '바람아 구름아' '도시천사' '영웅신화' '다크' 등을 발표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요즘은 기독교타임즈에 만평과 만화를 3년 넘게 연재 중이다.

만화가 중에는 기독 만화가가 적지 않다. 신앙을 가진 만화가들이 믿지 않는 만화가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1977년 '기독만우회'를 만들었고, 이후 '한국기독만화선교회'를 창립했다. 내가 5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매달 한번 20여명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 미자립 교회 지원, 산상기도회, 노방전도 등을 통해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특히 만화가들이 복음을 받아들여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기도하며, 한국만화가협회에 등록된 600명 이상의 만화가들에게 만화 전도지를 만들어 문서 선교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나는 불신자 가정의 3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교회는 초등학교 때 옆집 친구(목사) 따라 나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난 교회를 떠난 적이 없다.

초등학교 다닐 때 일이다. 제사를 지낼 때면 나는 교회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제사상에 절하는 것은 우상숭배라는 말을 듣고 절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 애비가 죽은 뒤 제사도 안 지내줄 불효막심한 놈"이라면서 호통을 치곤 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것이 무슨 믿음이 있다고 부모님 말씀보다 교회 선생님 말씀을 귀하게 여겼는지 알 수 없다.

결국 난 우리 가정의 선교사가 되어 온 가족을 예수님께 인도했다. 불교를 믿는 집으로 시집 간 누님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했는데 하나님의 응답으로 누님네 가족도 모두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아들은 목회자의 길을 가고 있다.

처음엔 작은 개척교회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행사 때는 강단 글씨 써 붙였고 부흥회를 할 때면 골목마다 부흥회 포스터를 붙이러 다녔다. 추운 겨울 철필로 글씨를 쓴 뒤 등사기를 밀어 교회 주보를 만들었고 교회학교 교사, 성가대 등 교회일에 열심히 봉사했다.

23세 때,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를 듣고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 존 웨슬리나 마틴 루터와 같이 "나도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는 말씀에 감동받았다. 사실 그동안 구원을 받고 있었음에도 진리를 깨닫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뜨거운 확신이 생겼고 당장 죽어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 후 1980년도에 학생들과 여름 수련회를 한얼산기도원으로 갔다가 이천석 목사님(작고)의 안수를 받을 때 그렇게 사모하던 성령의 은사를 체험했다.

내겐 어려운 시험도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피할 길을 내가 너희로 능히 감당케 하신다"(고전 10:13)는 말씀이 큰 위로가 된다.

일반 미술에도 관심을 갖게 돼 동양화를 공부하게 됐고 그 후 국전에 출품, 한국화 부문 특선을 수상하게 됐다. 기도의 응답이었다

하나님은 내 기도에 늘 응답해주셨다. 하나님은 내 삶의 전부다. 또 하나의 어릴 적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 꿈도 들어주셨다. 비록 세상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는 안 됐지만 영혼을 살리는 교회학교에서 근속 37년째 교사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요즘 내게 또 하나의 기도 제목이 생겼다. 그것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달란트를 통해 만화 전도지를 만들어 선교하는 일이다. 글로만 돼 있는 일반 전도지보다 비신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어 전도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몇 달 동안 만화 전도지를 그리기 시작했다. 복음의 핵심이 들어 있는 20여종의 전도지를 제작했다. 전도지 사업을 위해 기도원에 올라가 금식 기도하며 매달렸다. 그리고 내가 만든 전도지를 가지고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알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사흘 동안 직접 전도지를 뿌렸다. 모두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보는 것 같아 하나님께 눈물의 감사기도를 드렸다.

인터넷에 조이플기획(www.myjoyfull.com)을 창업했다. 시작에 불과하지만 내가 만든 전도지를 통해 한 영혼이라도 구원받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나의 기도에 늘 응답해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할렐루야!